TRIP/마음 찻집

10대에게 쓰는 편지 - 오랜 꿈을 포기해도 다시 잘 살 수 있어요.

codingTrip 2022. 7. 13. 12:00

오늘은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지는군요.

저의 10대는 이루고자 하는 바를

다 이루었던 나날들이었습니다.

중, 고등학교 때는 전교1등을 밥 먹듯이 했고,

고1 때부터 회계사가 되고 싶은 꿈이 생겨서

열심히 준비한 결과

결국 괜찮은 대학 회계학과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대학교에 들어가서 

열심히 공부한 끝에

드디어 회계사가 되어서

고등학교 후배들에게 자랑스럽게 강연을 하는 모습이 되었다면

좋았으려나요...?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1년 휴학을 신청하고

회계사 학원을 등록하면서

공부를 했지만

 

매일 끊임없이 쌓이는 공부량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 많다는 비교의식 

그나마 공부가 장점이었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무기력감...

 

결국 저는 회계사 공부를 포기하고 

처음으로 방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가고

다시 학교를 복학했죠.

 

복학해서 우연히 같은 수업에 선배 언니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언니도 저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어요.

자연스럽게 저희는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만 해도

마음이 한결 편해지면서 좋더라고요.

 

언니의 도움으로 학교 진로상담 교수님도 만났고요.

그곳에서 상담을 받고 다른 진로도 찾았어요.

나름대로 열심히 그 진로를 향해 나아가다가

그 진로도 결국 수정해서 

지금의 제가 되었지만요. ㅎㅅㅎ

그래도 전 이제 경로를 수정하는 것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답니다.

 

언니와의 대화를 통해서

제가 깨달은 점은

합격생들의 이야기는

설명회, 강연 등 쉽게 들을 수 있지만

합격하지 못해

다른 길을 가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듣기 어렵다는 거에요.

스스로 실패자라는 낙인을 지워

숨어버리기도 하죠.

 

물론 자신이 목표한대로

다 잘되면 정말 좋겠죠.

하지만 인생이 그렇게 뜻대로 되나요?

합격 못하면 삶이 끝나나요?

아니잖아요.

끝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거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잖아요.

다시 나아가야 하잖아요

 

이렇게 사는 방법도 있다.
이런 길도 있다.
나름 만족하며 살 수 있다.
잘 살 수 있다.
다른 꿈을 꾸면서 다시 힘차게 살아간다.

라고 말해주고 싶더라고요.

 

고3 수험생들의

안타까운 자살 소식은

매년 들려오고 있죠.

 

만약 그 분들이

공부가 대학이 다가 아니라는 걸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해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면 삶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물론 그 이면에는 제가 알지 못하는

여러 상황과 생각과 마음이 있었겠지만요.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도록

계속 몰아가는

힘겨운 환경 속에 있었을지도 모르고요.

 

한국에서 아직까지는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기업 가는 게 성공한 삶으로 여겨지는 것 같아요.

그러나 막상 대기업 가서 계속 행복한 사람도 생각보다 적지 않나요?

자신이 하고 싶은 거 찾아서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길이 열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 길 아니면 안될 것 같 것 같죠?

아니에요.

이상하게 굽이굽이가도

나름 재밌고 행복하고 그래요.

 

그래서 제가 부끄럽지만

제 이야기를 하는 거에요.

여러분은 이런 제 마음을 받아

다시 힘을 내어

잘 살아가셨으면 정말 좋겠어요.